최소보증금만 주고 계약을 깨겠다는 상대방,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사례로 보는 문제 상황

A사는 B사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소보증금 1억원을 약정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최소보증금은 계약 체결 즉시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지만, 위약금 조항은 따로 없었습니다.

이후 B사는 최소보증금 중 3,000만원만 지급하고, 계약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며 계약 파기를 통보해왔습니다.

A사는 난감했습니다. 이미 계약을 믿고 투자한 비용도 있었고, 계약 해지를 고려한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A사는 남은 7,000만원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B사는 “어차피 위약금 약정도 없고, 이미 일부는 지급했으니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경우, A사는 남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을까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 해설: 최소보증금과 위약금, 어떻게 다른가요?

최소보증금은 말 그대로, 계약의 최소한의 금전적 약속입니다. 보통 라이선스 계약에서, 일정한 사용권한을 확보하는 대가로 계약 초기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반면, 위약금은 계약을 위반했을 때 물어야 할 벌금 같은 개념입니다. 민법상 위약금이 명시돼 있다면,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아도 약정된 금액만큼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약금 조항이 없다면, 계약을 위반한 쪽에 대해 실제 손해액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실제 손해를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 법적으로는 어떻게 판단될까?

1. 계약 파기가 정당한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려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채무불이행(계약 위반)에 해당하며, 민법 제390조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2. 남은 최소보증금은 받을 수 있나?
계약상 최소보증금은 라이선서의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된 것이 아닌 이상 라이선시는 약정대로 전체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부만 지급했다면 나머지 금액도 여전히 계약상의 채무로 남아 있으며,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하급심 법원은 “최소보증금은 계약에서 정한 지급조건이 충족되면 지급의무가 발생하며, 이후 계약이 라이선시에 의해서 약정해제 또는 해지되더라도 지급의무의 소급적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라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066312 판결 참조).

3. 손해배상 청구는 어떻게 하나요?
위약금이 없더라도, 계약을 믿고 투자한 비용, 기획, 제작, 인력 투입 등으로 인한 신뢰이익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계약 기회를 놓친 기회비용도 손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1. 먼저 협상을 시도하세요.
상대방에게 다음과 같은 합의해지안을 제시해 볼 수 있습니다:
– 지급된 최소보증금은 A사의 손해배상으로 귀속
– 미지급된 금액 일부는 합의금 형태로 정산
– 이후 법적 책임은 서로 면제

이런 방식으로 명예와 비용을 지키면서 갈등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2. 협상이 결렬되면 법적 절차로
– 내용증명 발송: 계약 이행을 요구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첫 단계
– 민사소송 제기: 최소보증금 전액 및 손해액 청구 가능
– 가처분 신청: 향후 분쟁에 대비해 채권보전을 위한 임시조치 고려

📌 변호사의 조언

1. 앞으로의 계약에는 반드시 위약금 조항을 넣으세요.
최소보증금과는 별도로, 계약 위반 시 지급해야 할 금액을 명시해두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해지 조건도 명확히 규정하세요.
예: “계약 체결 후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할 경우 최소보증금 전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다”는 식으로.

3. ‘계약금’과 ‘최소보증금’은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계약금은 경우에 따라 해제권과 관련될 수 있으니, 용어 선택과 설명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맺으며

“위약금이 없으니 손해배상 못 하겠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은 신뢰입니다. 신뢰를 저버린 파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계약을 믿고 준비한 사업자의 피해는, 실질적으로 입증하고 청구할 수 있는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계약서 한 줄’이 수천만 원을 지키는 방패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본 자료에 게재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며,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공식적인 견해나 어떤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Copyright@2024 DKL Partners.